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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특박을 나왔다가, 이제 귀영한다. 누구에게도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하거나 하지 않았다. 마치 평범한 생활을 계속 이어온 것처럼, 특별할 것 없는 주말을 보냈다. 첫 날 저녁때는 성남 아트센터에서 구리 시향의 연주회를 보았다. 연주회 자체는 형편없었다. 그래도 즐거웠다. 좋은 연주를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를 때 까지는 가능한 좋은 연주회만을 봐야 한다. 좋은 연주회와 그렇지 못 한 연주회를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이 갖추어지면, 그 때는 나쁜 연주회를 보는 것도 유익한 시간이 된다. 어제 밤에는 심야에 가족과 함께 영화 ‘하녀’를 보고 왔다.

점호 장에 엎드려뻗치는 시간도 지나갔다. 뜨거운 햇살에 잘 달구어진 모래 연병장을 기고 구르는 시간도 지나갔다. 지독한 가스 체험도 끝났다. 유격 훈련도 지나갔다. 14주의 훈련기간 중 8주가 지나갔고, 앞으로 6주도 금방 지나 갈 것이다. 군 생활 3년도 빠르게 지나갈 것이고, 나의 20대도 저물어가겠지. “시간 없다, 청춘!”

그 어떤 시간도, 단지 빨리 지나가버리기를 바라지 않는다. 내 인생의 한 때이므로. 단 하루도 즐겁게.

덧. 혹시 내게 편지를 보낼 생각이 있는 사람은 아래 주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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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교육대대 2중대 3소대 김 민 후보생

2010/05/16 11:52 2010/05/16 1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