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Filed under 일기장

충주로 돌아왔다. 혼자다. 느낌이 나쁘지 않다. 흡사 대학 시절 자취방에 돌아와 있는 느낌이다. 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서 빵을 좀 사왔다. 내일 근무를 서면서 아침, 저녁을 해결할 용도다. 덕평 휴게소에는 처음 들러봤는데, 시설을 잘 갖춰놨다.

추석은 짧았다. 최대 9일간의 긴 추석 연휴라는데, 그것이 내게는 토막토막 나 있다. 오늘 차례 상에는 내가 만든 갈비찜이 올라갔다. 상당히 호평이었다.

대사관을 비롯하여 이쪽저쪽에서 통역할 자료랍시고 보내줬는데, 아직까지 손도 대지 않고 있다. 휴일은 휴일이니까. 내일 근무 서면서 대충 훑어봐야겠다. 제대하면 외교부에 특채 지원이나 해볼까. 하고 많은 일들 중에 외교관이라면 해볼만 하단 생각도 든다. 하지만 고시 공부는 죽어도 하기 싫고, 그냥 날 모셔가 준다면 일해 줄 생각은 조금 있다. 그러나 난 장관 아들이 아닌데.

특채 비리 한 두 건 터졌다고 고시를 부활/강화 시켜야 한다는 건 웃기는 주장이다. 세상을 불행하게 만드는 건 특채 비리나 대학 부정 입학이 아니라, 고시에 목숨 걸고 수능에 목숨 걸어야 하는 이 사회의 시스템이다. 누구나 겪고, 그래서 누구나 깨닫고 있는 그 사실을 왜 아무도 직시하려고 하지 않는 것일까.

국군의 날, 출근해야 한단다. 슬프군.

2010/09/23 01:45 2010/09/23 0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