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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 났다. 군인이 되기 전에는 잔병치레 없었는데, 군인이 되고나서는 뭐만 하면 감기 몸살이다. 훈련소 병사들 연병장의 사열대에 내걸려 있던 구호 “정예신병”을 우리는 종종 거꾸로 읽고는 했는데, 틀린 말이 아니었다.

몸살의 원인은, 어제 눈보라 휘몰아치는 그 험한 날씨 속에 무리해서 감행한 체련 활동 때문. 트래킹이랍시고 약 1시간 반 정도를 눈 맞으며 걸어 다녔다. 그리고는 밤 9시까지 이어진 회식. 방에 돌아온 순간부터 몸살을 예감케 하는 오한이 시작됐다. 새벽에는 열까지 올라, 아침에 결국 사무실에 전화하고 하루 휴가를 냈다. 한낮까지 자고, 병원 가서 주사 한 대 맞고 약 지어 와서 먹고는 또 잤다. 그랬더니 지금은 상태가 한결 나아졌다.

요즘은 도시락을 싸서 출근한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주위의 반응들이 가히 폭발적이다. 졸지에 부지런한 사람, 1등 신랑감 따위로 칭송되고 있다. 평생 혼자 살 각오를 하고 배운 요리인데, 이걸로 1등 신랑감 소리를 듣게 되다니 참 아이러니 한 일이다.

도시락을 싸는 이유로는 다이어트도 있었지만, 어째 도시락을 싸면서 더 잘 먹게 되는 것 같다. 반찬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만드니. 그래도 밥은 건강을 생각해서 현미밥으로 하고, 반찬도 고기에만 편중되지 않도록 생선, 두부 등 밸런스를 고려 해 구성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 집에 올라가면 몇 가지 밑반찬을 더 만들어야겠다.

요즘은 엄마 차인 미니 쿠퍼를 내가 쓰고 있는데, 오늘 뉴스에 미니 쿠퍼를 리콜 한다는 소식이 실렸다. 혹시 이 차도 리콜 대상인가. 냉각 펌프에 문제가 있어서 잘못하면 화재가 날 수도 있다는데 불안하다. 고물 마티즈를 타고 다니면서 도로에서 몇 번 죽을 뻔했던 나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

어제 오늘 운동도 바이올린 연습도 못 했다. 몸 상태가 호전된 것 같으니, 내일은 컨디션 봐서 운동이라도 하고 서울 올라가야겠다.

2012/02/10 00:22 2012/02/10 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