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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대전에서부터 직접 운전해서 교대까지 달려가 이탈리아어 강의 수강. 끝난 후 오페라 마니아 아저씨와 점심 식사. 프랑코 제피렐리, 마리아 칼라스,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거론되었다. 이 정도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배경 지식을 가진 사람이 흔치는 않은데, 오페라 강의도 한다더니 헛소리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다시 분당 집으로 가서 엄마 차로 바꿔 타고 이번에는 속초로. 후배들과 함께 그랑 마니에르, 드람뷔, 호세 꾸엘보, 베일리스, 스카치 블루 등을 진탕 마시고 사망. 다음 날 2시 반에 속초에서 다시 서울로 출발. 중간에 폭설을 만났다. 보험도 안 들어있는 엄마 차로 눈길에서 두 번이나 미끄러짐. 그러나 미끄러질 때는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어 균형을 잡으라는 충고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가까스로 충돌은 면했다. 정말 십년감수했음.

서울까지 가는데 무려 9시간이 걸렸다. 캐치온에서 틀어주는 시답잖은 영화 ‘마이웨이’를 감상. 참 멋진 소재를 가지고 이 정도밖에 못 만드나.

월요일 휴가. 저녁 때 대전으로 내려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이올린 연습과 운동을 했다. 피곤한 건지 어떤 건지 별 느낌도 없다.

요즘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정신없이 살고 있다. 이 활력이 대체 어디에서 뿜어져 나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고꾸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2013/02/05 01:31 2013/02/05 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