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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프로그램인 카카오톡이 이미 전 국민의 스마트폰 속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 지도 적지 않는 시간이 흘렀다. ‘아방가르드카카오톡이 기업과 고객 사이에 뚫어놓은 그 광활한 대로로, 막대한 자본의 강물이 거침없이 흘러들고 있다. 이윽고 얼마 전에는 대한민국 제2의 인터넷전문 은행인 카카오뱅크마저 등장하였다.

 

사실 인터넷전문 은행 카카오뱅크에 대하여 주식회사 카카오가 소유하고 있는 지분은, 전체 주식의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름은 카카오뱅크이지만, 이 은행을 실제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은 5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 그러나 실제 소유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은 어쩌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화폐금융시스템이 지나치게 복잡화되어버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치지 않을 수 없는 금융기관인 은행. 각지에 설립된 지점의 창구에서 금과 지폐가 오가던 시대에서, 누구도 실체를 확인한 적 없는 숫자들만이 전산망을 타고 유유히 흘러가는 시대에 접어든 지가 이미 오래 되었으나, 최근에 등장하기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은행이라는 이름이 지녔던 전통적인 이미지마저 파괴해버리기 시작했다.

 

벌써 까마득하지만, 내가 초등학교에 갓 입학하였을 무렵, 경제관념이 투철했던 외할머니는 나의 손을 붙잡고 모 은행 지점을 찾아가 앞으로 내가 받게 될 용돈이며 세뱃돈 따위를 저금할 통장을 개설해주셨다. 그 이후로 한 동안은, 어느 정도 용돈이 모일 때마다 은행을 찾아가 저금을 했고, 그 때마다 불어나는 통장의 숫자들을 바라보며 흐뭇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이따금씩이라도 은행을 직접 찾아 저금을 했던 경험은, 아마도 중학생이 된 이후로는 더 이상 없었던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구에 나란히 앉아있는 직원들, 그리고 그 카운터 너머로 오가는 지폐와 수표의 이미지는 은행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으레 연상되는 그림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나의 자식 세대에는, ‘은행을 그러한 이미지로 기억하는 일조차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2017/10/09 22:37 2017/10/09 2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