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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貢)은 나눌 수 없다. 그것이 인간의 간사함이지. 차라리 베풀 수는 있지만…….

광주 제1전비 정문에서 우리 집까지의 거리는 대략 289km. 중간에 휴게소도 들르고, 교통 체증에도 잠시 걸리니 꼬박 네 시간 걸리는군. 일정은 오후 1시를 조금 넘겨 끝났는데, 처음에는 기지지원전대장님이, 그 다음에는 계획처장님이 차 한 잔 하고 가라고 붙잡고 안 놔줘서 결국 3시 반이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지난 번 방문했을 때와는 지휘관 참모들이 싹 바뀌었더군. 나를 기억하고 있는 분은 단장님뿐이었다. 지난 번 통역 때 워낙 극찬을 해주셨기 때문에 부담이 많았는데(게다가 워낙 일본어를 잘 하시니…….), 별 탈 없이 잘 끝났다.

오랜만의 통역 일. 매번 통역 일이 엄청난 스트레스와 피로를 동반하지만, 끝났을 때의 이 개운함이란. 보고서 쪼가리 쓰는 것 따위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희열이지. 통역 일의 묘미라면 인간 구경. 이번에도 참모차장, 인사참모부장, 일본 항공자위대 인사교육부장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 줄을 대고 있는 수많은, 다양한 인간 군상들도. 야심 없는 사람은 사심 없이 바라볼 수 있지. 그러면 재밌는 구경거리다.

집에 오니 아빠가 헤네시 X.O.를 개봉해 놨기에 한 잔 마셨다. 향이 그윽하군. 그러고 보니 헤네시코리아가 한국에서 철수했다는데, 그럼 헤네시는 국내 시장에서 사라지는 건가?

2011/02/19 02:57 2011/02/19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