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Filed under 사진

<약 1년 만에 다시 찍은 책상 위 모습.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나의 오디오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 한다. 아니, 사실 오디오 시스템이라고 부를 만한 것도 없다. 이게 내 책상이자, 오디오 시스템의 실체. 보다시피 재생기기는 노트북이다. LG의 Xnote LS45 모델. 2005년도 9월 무렵에 구입했으니까, 벌써 4년 이상 된 녀석이다. 그래도 구입 당시에 성능 조금은 받쳐주는 걸로 고른 덕에, 아직까지는 별 무리 없이 돌리고 있다. 하기야 내가 고사양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요, 그래픽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니, 컴퓨터 사양 탈일은 별로 없다.

스펙을 보면 사운드 칩 사양이 HD sound 24bit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Sandra로 정보를 보면…….


Maximum Standard Sampling Bits: 16-bit!!!

아무튼 오늘의 이야기 주제는 사실 노트북이 아니고 스피커다. 부드러운 곡선 처리가 된 투명한 바디와 그 바디를 투과하여 은은히 비추는 블루 라이트가 포인트인 이 미려한 자태의 스피커는 바로 harman/cardon의 Soundstick2이다.

구입 시기는 작년 11월 하순쯤. 10월 중순부터 구입하려고 가게 여러 곳에 전화 문의를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국내 시장에 일시적으로 물건이 사라져서 구입까지 몇 주를 기다려야 했다. 스피커가 도착한 첫 날, 음악만 8시간 정도 들었던 것 같다.

Soundstick2를 고른 이유는 단 한 가지, 빼어난 디자인이다. 어느 날 우연히 이 스피커를 보게 된 이후부터는 다른 스피커들은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성능에 대한 고려는 애초에 2순위로 밀려나버렸지만, harman/cardon은 저 유명한 JBL의 모회사이며, 독일 유수의 카 메이커들이 생산하는 자동차의 오디오 시스템을 담당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소리 면에서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음악 감상 목적에 2.1 채널은 허세에 불과하다는 등의 기능적인 논의는 가볍게 묵살시킬 만큼, 이 스피커의 외관이 선사하는 심미적 만족도는 절대적이었다. 더 나은 소리를 위해서라면 우퍼를 바닥에 내려놓아야겠지만, 아직까지 소리의 질에서 심미적 만족을 구할 정도의 내공을 갖지 못 한 나는 외관의 아름다움을 계속 즐기기 위해 구태여 우퍼를 책상 위에 놓고 있다.

이따금 방안 가득 소리가 울려 퍼질 정도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다. 이 스피커가 그런 용도에 적합한가는 논외로 치고, 때로 음악은 그렇게 들어야 한다. 또 음악은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다. 고급 음향설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기 보다는, 약간의 부족함을 상상력으로 메우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 연주회를 다니며 생음악도 들어봐야 악기의 본래 소리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직접 연주를 해 본다면 금상첨화다. 그런 경험이 감상을 완성한다. 물론 고급 오디오 시스템은 구경도 못 해본 나니까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나처럼 컴퓨터를 재생기기로 쓰는 개인 사용자들에게 Soundstick2는 디자인 면에서나 성능 면에서나 최고의 만족도를 선사하는 명품 스피커임에 틀림없다. 그저 책상 위를 차지하고 있는 당당한 모습만 보더라도 흐뭇해지는 기특한 녀석이다.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쓰는 글이 아니니까, 스피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 찾아보면 전문적인 리뷰 같은 것들도 얼마든지 나오니까 관심 있으면 직접 검색 해 보시길.

음, 다음에는 이 스피커보다 함께한 지 훨씬 오래되었고, Soundstick2를 들여놓은 이후에도 여전히 자주 사용하고 있는 오래된 동반자 AKG의 K240 Monitor 헤드폰(사진 좌하단에 보이는 커다란 헤드폰!)에 대해, 심심하면 써보도록 하겠다.

2009/10/13 04:43 2009/10/13 0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