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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9강을 진행했다. 사실상 마지막 강의나 다름없었다. 이제 좀 마음 편히 잠들 수 있으려나. 어제는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의 연주회를 보고 왔다. 비비아네 하그너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는 기대 이하였지만, 브람스 연주는 황홀했다.

2012/11/21 23:59 2012/11/2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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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쪽 눈은 찌부러지고 혓바닥은 길게 늘어뜨린 채 쩔뚝이며 걷는 개를 한 마리 보았다. 그 개가 뭉툭한 꼬리를 힘껏 흔들며 나에게 다가왔을 때, 나는 그만 눈물을 쏟고 말았다. 이 너무나 가여운 녀석은, 스스로를 가엽게 여길 줄조차 몰랐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로, 나는 사람을 동정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사람은 그 어떤 비극적인 순간에조차 스스로를 연민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오늘은 또 생각한다. 저 높은 하늘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사람이 마음에 품는 자기 연민도 결국은 아픈 상처를 콕콕 찌르는 하나의 가시일 뿐이지 않겠는가 하고 말이다.

2012/10/15 00:07 2012/10/15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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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강을 계획하고 시작한 강의는, 오늘로 5강 째를 맞이하였다. 요 몇 주간, 나는 글쟁이의 삶을 살고 있다. 이것도 나쁘지 않다.

2012/10/11 23:40 2012/10/1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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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3강까지 진행했다. 전체 여정의 1/3 가량을 소화한 셈. 이건 정말 내 수명을 깎아먹는 짓인 것 같다.

2012/09/28 01:45 2012/09/28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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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강의를 무사히 끝마치고, 저녁 때 재밌는 오페라 한 편을 보고, 기분 좋게 맥주 한 잔을 하고 들어왔다.

2012/09/14 01:28 2012/09/14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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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남에게 내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그런 얘기를 하고 공감을 얻고 싶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이제는 누군가 자기의 얘기를 내게 들려 줄 사람이 곁에 있기를 바라게 된다. 누군가 자기 내면의 진솔한 얘기를 한다면, 나는 밤을 새워가면서라도 그 얘기를 들어줄 텐데!

2012/08/19 01:58 2012/08/19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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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다시 읽는다. 아직도 기적의 증거를 찾아 헤매는 자들은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실로 홍해가 갈라지는 것보다 마음이 열리는 것이 더 위대한 기적이고, 태어날 때부터 장님이었던 자가 눈을 뜨는 것보다 눈 밝은 자가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되는 것이 참 기적이다. 나는 육체가 스러질 때에 영혼이 쉴 수 있는 한 구석 자리를 저 하늘에서 구하지는 않지만, 살아있으면서 마음 한편에 천당을 짓기를 나와 같이 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2012/08/09 01:24 2012/08/09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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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주 1회, 20분씩 사무실 사람들에게 중국 고전을 강의하기로 했다. 8월 한 달 동안은 강의 커리큘럼과 강의 자료를 만들며 바쁘게 보내게 될 것 같다. 명목은 고전 강의지만, 이것은 내가 속해 있는 작은 사회의 문제들부터 먼저 직시하고 그것과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는 의지의 발로다. 언젠가 사회에 큰 변화를 몰고 오려면, 반드시 가장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이제부터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

2012/07/26 01:43 2012/07/2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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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세우자 사람을 만났다.

이 길을 가더라도 결코 외롭지 않으리라.

2012/07/25 00:46 2012/07/25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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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악(華嶽)을 등에 짊어지고도 무거운 줄 모르는 듯이.

2012/07/19 01:22 2012/07/19 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