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키케로 서간문, 편지2 (B.C. 67년 8월, 로마)

본 내용은 일본의 이와나미 문고에서 출판한 “キケロ?書簡集(高橋 宏幸 編)”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이 서간집에는 키케로가 남긴 방대한 서간문들 중에서 선정된 112편의 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각주의 내용은 전부 편집자의 주석이며, 한역 시에 추가한 주석은 없다

B.C. 67년 8월, 로마

키케로가 아티쿠스에게

이전부터 나는 내 의지대로 행동 해 왔지만, 자네가 아주 정성들여 쓴 두 통의 편지에 나와 같은 생각이 담겨있는 것을 보고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었네. 게다가 살루스티우스1)도 자네와 루케이우스 사이에 예전의 그 좋았던 우호 관계를 돠찾아주기 위해 전력을 다하라고 거듭 나를 채근한다네. 하지만 온갖 수를 써보았음에도 자네에 대한 그의 예전과 같은 호의를 되살릴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애당초 왜 자네에 대한 마음이 그렇게 틀어져버렸는지 그 이유마저도 알아낼 수가 없었네. 분명 그는 자네가 행한 중재 건을 거듭 이유로 내세우고 있네. 또 자네가 여기 있었을 적에 그가 자네에게 분노했던 사정도 나는 알고 있지. 하지만 그것 말고도 그의 감정 깊숙한 곳에 뿌리내린 것이 있는 것 같네. 그게 무엇인지 자네가 편지를 보내거나 내가 캐묻는 것보다도 차라리 자네가 직접 이쪽으로 와서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걸로 푸는 게 훨씬 빠르지 않을까. 물론 자네가 그렇게 하고 싶고, 그럴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면 말이지만. 그러나 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또 자네가 자네의 평소 보여 온 인격에 어울리는 행동을 취하고 싶다면, 꼭 그리 해야한다고 생각하네. 일전에는 내가 하는 말이라면 그도 들어줄 거라고 해놓고 왜 이제 와서 자신 없는 소리를 늘어놓느냐고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말아주게. 그의 마음이 얼마나 더 완고해지고, 그 분노가 얼마나 더 굳어져가고 있는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네. 하지만 자네가 와 준다면 분명 잦아들 걸세. 그렇지 않으면 (이 불화를 일으킨)책임이 있는 쪽에겐 매우 성가신 일이 되겠지.2)

내가 이미 당선되었을 것3)이라고 생각하고 편지를 보낸 모양이네만, 지금 로마에서는 입후보자처럼 온갖 부정에 시달리는 자들도 없으며, 선거가 대체 언제쯤이나 치러질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네. 이에 대해서는 필라델프스4)가 자세히 이야기 하겠지.

내 아카데미아5)를 위해 입수한 것들, 가능한 빨리 보내줬으면 좋겠네. 아카데미아를 실제로 쓸 때는 물론이거니와 다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정말로 기쁘다네. 또 자네가 모은 서적들은 누구에게도 넘기지 말게나. 약속했듯이 나를 위해 남겨두게. 나는 온통 그 서적들 생각뿐이라네. 반면 그밖에 일들은 정말 생각하기도 싫네. 모든 일들이, 자네가 떠나고 얼마 되지도 않아 얼마나 나빠졌는지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라네.

1) 그나에우스 살루스티우스. 키케로와 아티쿠스의 친한 지인. 공직에 몸담았던 흔적은 없음.
2) 완곡하게 아티쿠스 쪽에도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표현하고 있음.
3) 이듬해인 B.C. 66년에 행해진 법무관 선거. 각 정무관직의 선거가 행해지는 날짜는 꽤 유동적이었다.
4) 아티쿠스의 노예 또는 해방노예로 추정.
5) 투스쿨룸에 있는 키케로의 별장에 속한 김나지움의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