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모니터 교체 LG 29WL500

사용하고 있던 삼성의 TV겸용 모니터가 모니터 받침대에서 앞으로 고꾸라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액정이 박살 나버렸다. 이 TV겸용 모니터는 내가 직접 구입한 것은 아니고, 장인어른 집안 구석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가져온 것이다. 그 이전에는 2010년도에 구입한 LG의 24인치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사실 24인치도 그리 작은 사이즈는 아니지만 동시에 여러 자료를 띄워놓고 작업을 해야하는 대학원생의 직업(?) 특성상 듀얼 모니터를 구성하든지 아니면 한 화면에 워드와 pdf 또는 브라우저를 동시에 띄워놓고 작업할 수 있을 정도로 화면이 큰 모니터가 필요했다. 그러던 차에 마침 27인치 모니터가 미사용인 채로 방치되어 있어서 가져다가 사용했던 것.

사실 예전에 사용하던 LG모니터에서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은 사이즈가 아니라 이상한 색감이었다. 이게 모니터를 오래 사용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원래 색감이 그랬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화면의 색이 항상 누런빛을 띠었다. 사실 평소에는 잘 인지하지 못 했던 부분인데, 아기 사진을 많이 찍고 이것을 포터블 포터 프린터로 뽑아보니 색감의 차이가 확연했다. 아기 피부가 모니터 상에서 너무 노랗게 보여서 조금 희게 보정을 해서 프린트를 했더니 출력된 결과물의 피부 색이 너무 창백해서, 와이프가 보고 애를 왜 좀비로 만들어놨냐고 할 정도였다. 모니터 자체의 색감 조정 기능을 사용해서 최대한 색감을 조정해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나아지지가 않았다.

그에 비해서 삼성의 TV겸용 모니터는 디스플레이 화질이야 어떻든 일단 색감 자체는 스마트폰으로 볼 때나 아니면 포터 프린터로 출력해서 볼 때아 큰 차이가 없었다. 내가 전문적으로 사진작업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주로 가족사진을 찍어서 이따금 출력하는 수준에서는 이 정도로도 충분했다. 화면도 널찍해서 굳이 보조 모니터를 설치하지 않아도 자료를 보면서 워드 작업을 하기에도 충분했다. 그래서 아마 한동안은 모니터를 바꿀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사고는 언제나 예기치 못한 순간에 터지는 법. 와이프가 책상 뒤편에서 실수로 툭 친 모니터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서 액정이 박살 나버렸다. 와이프는 미안하다며 이참에 돈을 보태줄 테니 좋은 모니터로 사라고 했지만… 역시 모니터는 대학원생이라는 나의 직분상의 니즈를 충족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역시 이번에도 ‘취미(사진)’보다는 ‘일(문서작업)’을 우선 순위에 두고, 가능한 저렴한 모니터를 골라봤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고른 모델이 바로 LG의 29WL500 모델. 무려 29인치짜리 모니터다. 사실 27인치도 책상 앞에 앉아서 바라보면 한 눈에 잘 안 들어올 정도로 화면이 크다는 느낌이었는데 그보다도 더 큰 모니터를 살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이 29인치 모니터는 높이는 일반 24인치 모니터와 동일한 크기다. 대신 좌우로 폭만 넓힌 ‘와이드’ 모델. 이 정도면 한 화면에 워드와 자료를 동시에 띄우고 작업하기에 정말 편할 것 같았다. 가격도 21만원 정도로 매우 저렴. 한 가지 걸리는 것은 예전 LG의 모니터를 사용할 때 경험했던 그 이상한 색감이지만, 그 모니터는 2010년도에 구입했던 것이다. 요즘 나오는 모니터가 기본적으로 색감이 엉망일 리는 없다고 생각하고 주문했는데…

그랬는데, 누렇다! 정말 누렇다. 물론 그 옛날 모니터 수준은 아니지만, 확실히 노랗게 보인다. 같은 사진을 모니터와 스마트폰으로 보면 확실히 티가 나는 수준. 사진을 포토 프린터로 출력을 해보면, 출력물의 색감은 스마트폰(갤럭시 노트9과 S10+)의 색감과 비슷하다. LG모니터 색감은 확실히, 확실히 노랗다. 그래도 모니터 자체의 색상 조절 기능으로 일단 얼추 피부색은 비슷하게 맞추어놓기는 했는데, 영 어색하다. 아니 모니터는 LG가 잘 만든다고 했던 것 같은데, 대체 왜 이런 건지. 아무리 사진은 취미일 뿐이라지만, 이러면 곤란하다. 기껏 보정한 와이프, 애들 사진이 스마트폰으로 옮겨서 보거나 출력해서 봤을 때 죄다 핏기없는 좀비 색깔을 하고 있으면 어쩌나.

일단 문서작업을 하기에는 화면 사이즈가 더 없이 마음에 들고, 또 자체 색상 조절 기능으로 피부 색감은 얼추 비슷하게 맞추어놨기에 당분간은 그냥 쓸 생각이지만, 이래서야 조만간 모니터를 또 바꾸거나 아니면 비싼 돈 주고 별도의 캘리브레이션 툴을 사야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래저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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