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 3. Rainer Maria Rilke

 
예감(豫感)

                          릴케


나는 원경(遠景)에 둘러싸인 깃발과 같다.

아래쪽에는 아직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지만,


나는 불어올 바람을 예감하고, 살아야 한다.


문은 아직도 조용히 닫혀 있고 난로에는 고요가 깃들어 있다.


창문은 아직 떨지 않고 먼지도 두텁게 쌓여 있다.





그때 벌써 나는 폭풍이 올 것을 알고 바다처럼 출렁인다.


나는 몸을 펴고, 자신 속에 빠져들고,


몸을 내던져서 완전히 홀로


세찬 폭풍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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