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5월 13일


내가 잔인해 보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세상의 잔인함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약과라고 생각해 줘. 사과는 기대하지 마. 어차피 진심으로 할 수 없는 말이니까. 날 원망해도 좋아. 너는 죽거든 천국에 한 자리 얻는 것으로 보상 받기 바랄게. 천국을 믿지 않는 나에게는 현세뿐이니까, 현세의 기회는 내가 가져가겠어. 강자가 약자에게 승리하도록 되어있는 것이, 네가 믿는 신이 만든 이 세상이고, 내가 누구에게도 빚지지 않고 홀로 살아가는 이 세상이야. 차라리 네가 나약하게 울부짖는 짐승이기보다는 기도(祈禱)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면 좋았을 것을. 그랬다면 너를 이렇게까지 경멸하지는 않았을 텐데.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