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월 10일


내가 살면서 외식을 10번을 했다면, 그 중 5번은 돈가스를 먹었을 것이다. 저녁을 뭘 먹을까 어슬렁거리다가 새로운 돈가스 집을 발견하게 되면 꼭 들어가서 먹어보는데, 물론 대부분은 실망을 하고 만다.



얼마 전에 방 근처에 ‘우마이’라는 돈가스집이 새로 생겼는데, 이 집이 개중 괜찮다. ‘저온에 은은하게 튀겨내어 깊은 맛을 내는’이라는 문구는 도저히 이해할 길이 없지만, 맛도 훌륭하고 메뉴 구성도 마음에 든다. 돈가스가 튀겨지는 동안 작은 컵에 담긴 수프와 샐러드가 나온다. 샐러드드레싱은 땅콩과 키위 두 종류가 제공된다. 메인 메뉴인 돈가스에는 공기밥과 함께 비록 한 젓가락의 양이긴 해도 우동이 딸려 나온다. 후식은 딸기 잼 한 티스푼을 넣은 요구르트. 이런 훌륭한 구성에 가격은 (빌어먹을)미소야의 정식 세트메뉴보다 저렴하다.



예정에도 없던 시간 외 근무를 하고 방에 들를 새도 없이 바로 연습실로 직행해서 역시 뭐로 저녁을 때울까 하며 돌아다니다가 허름한 돈가스집을 발견했는데, 속을 줄 알면서도 결국 들어가고 말았다. 결과는 대실패. 돈가스에 사이드 메뉴로 ‘쫄면’을 제공하는 이상한 시스템이었는데, 나는 쫄면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주인아줌마에게 쫄면이 딸려 나오지 않는 메뉴는 없냐고 물었더니 ‘감자튀김’이 대신 딸려 나오는 메뉴를 추천 해 줬다. 양은 푸짐했지만, ‘꾸역꾸역’ 먹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아무튼 먹어야 사니까. 문득 사보텐의 돈가스가 그리워진다. 대전에는 없으려나.



바이올린 연습은 여전히 난항. 브루흐로 끙끙 앓고 있다. 10시쯤 연습을 접고 운동으로 하러 갔다. 시간 외 근무 탓인가 몸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마침 스파링이 있어서 구경하면서 한 숨 돌렸다. 나는 언제쯤 링 위에 오르게 될까. 사실 별로 올라가고 싶지는 않다. 누구에게 맞고 싶은 생각도, 누구를 때리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나, 복싱은 왜 배우는 거지.



내일은 2주만에 레슨.

2 thoughts on “[일기] 1월 10일

  1. 돈가스 맛있지…요 근래 갑자기 엄청나게 살이 쪄버리는 바람에 돈가스를 비롯해 튀긴음식들을 멀리하고 있었는데 이런 글을…

    내일 점심은 돈가스로 결정이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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