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 6. 안도현 <제비꽃에 대하여>



제비꽃에 대하여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M_ more.. | less.. |바람은 여전히 차갑고 고대하는 벚꽃은 보아지 않아 봄은 아직인가 싶다가도 문득 발 아래 굽어보면 봄은 거기 제비꽃과 함께 피어있다.

점심 먹고 산책하다가 바위 아래 핀 제비꽃 두 송이를 우연히 발견한 기쁨에.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