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포니아 합숙 훈련

5박 6일 동안 오케스트라 캠프 다녀온다. 캠프 장소까지는 직접 운전해서 갈 생각이다. 그런데 내가 아직 자동차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집에 차가 무려 세 대라 어느 차에 보험을 들어야 할지 망설이다가……. 월요일에 가입 신청하면 화요일부터 보험 적용을 받는다는데, 가는 길 스릴 넘치겠는걸? 게다가 차는 아빠 차. 즉 수동이다.



운전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 거리는 남자들이 솔직히 이해되지 않는다. 나는 면허 취득 후에도 가능한 운전대 잡는 걸 피해왔다. 자취방을 빼고 학교 가기 위해 매일 운전을 하게 된 뒤로도 ‘도로 및 주차 사정’을 핑계로 늘 차는 버스 정류장 근처 주차장에 놓고 버스를 이용했다.



물론 나의 미숙한 운전 실력이 우선 걱정거리이긴 하지만, 사실 그보다도 난 수많은 운전자들의 합리성을 믿지 못 하겠다. 내가 이성적으로 조심조심 운전하면 뭐하나, 어떤 또라이가 달려와 받으면 끝인데. 집 앞 속도 제한이 80km인 도로에서도 신호 위반하고 거의 150km로 달리는 미친놈들을 보고 있노라면, 남들도 나와 같을 것이라고 믿는 게 얼마나 위험하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태도인지 절실히 깨닫는다. 그러니까 운전이 피곤하다고…….



하지만 내일은 집에서 차타고 가면 금방인 콘도 가는데 굳이 학교까지 가서 또 한국 단체 활동 특유의 시간 딜레이까지 감내해 가면서 먼 길 돌아서 가기가 싫다 이거다. 사람들이랑 가능하면 부대끼고 싶지 않은 것도 있고.



대략적인 캠프 일정



아침식사
아침연습
점심식사
점심연습
저녁식사
저녁연습
밤 행사, 술, 술, 술…….
아침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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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캠프 때는 무료하고 비생산적으로 흘러가버리는 시간에 스트라빈스키의 전기를 읽었더랬다. 이번엔 뭘 가져가 읽지…….


[#M_덧…|less..|생각해보니 보험 없이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내가 제일 또라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까 사람을 믿지 말라고._M#]

1 thought on “유포니아 합숙 훈련

  1. 아 웃다가 배꼽 떨어지는 줄 알았다 끅끅끅

    근데 니가 또라이니 미친놈이니 써놓은 걸 보니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데;;?
    역시 욕은 안 하던 사람이 드문드문 해야 제맛. 캬 이거야 이거.

    어찌됐든 무사히 잘 다녀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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