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Filed under 일기장

월요일. 한 세 시간 정도 자고, 새벽에 성남에서 출발. 7시 반 정상 출근. 하루를 어떻게 간신히 버티고 방에 돌아와, 잠깐 눈 좀 붙이고 나서 바이올린 연습 가려고 7시쯤 침대에 누웠다.

눈을 떴고,

출근했다.

사람은 잠을 충분히 자면서 살아야 한다.

긴 꿈을 꿨다. 시점은 현재, 신분은 군인. 그런데 어쩐지 생활은 백수다. 등장인물들은, 내 인생을 한 편의 영화로 친다면 엑스트라, 그러니까 만일 현실 사회에서 우연히 그 이름을 들었다면 누구인지 한참 생각하고 나서야 간신히 얼굴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존재감 미미한 사람들이 대거 등장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꿈속에서는 그런 사람들의 등장에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말이지. 가끔 나도 누군가의 꿈속에 그렇게 등장할지 모르겠다.

오늘은 성남으로 출장 다녀왔다. 선임이 운전대를 잡고 출발. 10시 반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출발 당시 내비게이션에 찍힌 도착 예정 시각이 딱 10시 반. 이걸 단축 해 볼 요량으로 좀 신나게 밟고 가는데, 38국도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빠져나와 다시 영동고속도를 타야하는 분기점에 이르렀을 때였다. 지난달엔가 중부내륙고속도로 연장 공사가 완료되어 북여주 방향으로 도로가 개통되었다. 서울 방면은 왼쪽, 원주 방면은 오른쪽으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서울 방면 옆길로 북여주 방면 도로가 새로 뚫린 것. 내비게이션 지도 업그레이드를 아직 안 해서 자칫 헷갈릴 수가 있어서 말씀 드려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거짓말처럼 빗줄기가 후드득 떨어지며 시야가 가려졌다. 그 비에 정신 팔려서 딴 소리 하고 있는 사이에 선임은 내비게이션 지시대로 왼쪽 방향으로 접어들었고……. 그렇게 서여주 인터체인지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우리는, 다시는 고속도로로 돌아가지 못 하고 얼토당토않게 3번 국도를 타고 성남까지 갔다. 당초 도착 예정 시각보다 20분은 일찍 도착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20분 늦게 도착. 돌아올 때는 내가 운전했다.

다음 주 토요일 근무를 이번 주로 당겨왔다. 덕분에 이번 주말에는 집에 못 가게 생겼다. 일요일에, 체력이 남아있을 경우의 이야기지만, 근처 어디 바람 쐬러 다녀와야겠다.

출장 일정이 확정됐다. 나는 10월 24일 일요일부터 공군본부 쪽으로 가서 30일까지 통역을 할 듯하다.

****님 통역…….

부조니의 피아노 협주곡을 듣고 있다. 아름답군. 좀 쉬었다가 바이올린 연습이나 하고 와야겠다.

2010/10/12 18:37 2010/10/12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