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Filed under 일기장

정말 남의 인생에서 우러나온 경험담을 듣는 것만큼 지루하고 쓸데없는 일은 또 없는 것 같아요.

2011/04/07 23:12 2011/04/07 23:12
Posted
Filed under 일기장

남을 위해 사는 인생도 나쁘지는 않지. 그러나 누굴 위해서 살지는 내가 정해. 낡아빠진 초가삼간의 썩은 들보라도 없으면 지붕이 무너지겠지만, 지붕 떠받치겠다고 한 줌 썩은 흙으로 살아가는 인생이 자랑스럽다고는 못 할 거야. 그런 너희들의 무가치한 인생을 위해, 남의 귀중한 시간을 희생시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마. 나는 너희들을 존경하지 않아. 존중하지도 않아. 사실은 아무런 관심도 없어. 나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내게 ‘살아있다’는 건,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이 있다는 의미야. 가난해도 좋아. 고독해도 좋아. 죽을 각오도 돼 있어. 내가 뭘 두려워 할 거라 생각하는 거야? 딱 한 가지, 너희들처럼 사는 거.

2011/03/30 00:31 2011/03/30 00:31
Posted
Filed under 일기장

평소에 생각 없이 즐겨 듣던 음악에 대해서도 글을 한 편 쓰려면 꽤 많은 고심과 공부가 필요하다. 시험공부도 내팽개치고 매달렸지만, 결국 마무리를 짓지 못 하는군. 더 이상 잡고 있다가는 내일 일정이 꼬일 것 같아서 잠시 보류 해 두어야겠다.

ORI(훈련) 준비하느라 비행단은 정신이 없다.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해야지. 위에서 언급한 시험공부라는 것도 ORI때 보는 평가를 대비한 것이다. 내일 사무실에서 자체적으로 시험을 실시하고 과락자는 주말에 나머지 공부를 시키겠다는데, 군대에서 시험공부하고 앉아있네.

바이올린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충주에 시민 오케스트라가 생긴다는데 참여 할 생각 있냐고. 오케스트라 활동을 다시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그런데 당장 공연은 5월 초이고, 연습은 매주 토요일이란다. 오케스트라 생활 시작하면 서울 올라가는 건 포기해야 된다는 얘긴데. 하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지.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5월 공연에 참여할 시간적 여유가 되고, 공연 곡이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한 번 도전 해 볼까도 생각하고 있다.

교향악축제, 일단 4월 2일 공연(강남심포니, 클라라 주미 강)을 예매 해 두었다. ORI에 끼인 토요일, 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표는 확보 해 둬야지. 정말로 보러 가고 싶은 건 신현수의 협연이지만, 수요일이다. 화요일에 근무 서고 오프 받아서 갈까.

수원시향 악장, 바이올리니스트 정남일씨가 어제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한다. 그가 협연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은 적이 있다. 팬은 아니었지만, 이런 소식이 들리니 씁쓸하군. 고속도로에서 차가 갑자기 고장이 나서 갓길에 세워두고 휴대 전화로 전화하던 중에 트럭에 치였다는군. 농담이 아니고, 나도 목숨을 생각해서 차를 바꿔야하지 않을까 싶다.

내일 근무.

2011/03/24 00:17 2011/03/24 00:17
Posted
Filed under 일기장

퇴근했다. 나는 오프 시 남들보다 퇴근이 좀 빠른 편인데, 아무래도 주무(主務)가 상황실 업무이다 보니, 상황근무 후 오프 때 유리하다. 아무튼 좋군. 일요일 근무는 정말 끔찍하지만, 월요일 오프는 때로는 금요일 오프보다 더 즐겁다. 점심은 나가서 먹어야지.

그건 그렇고, 어제 블로그 방문자 수가 396?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2011/03/21 10:12 2011/03/21 10:12
Posted
Filed under 일기장

근무 서러 간다. 이번 주에만 벌써 세 번째 근무다. 평균적으로 7일에 한 번 꼴로 근무를 서게 되니까, 3주 분의 근무를 한 주에 털고 있는 거다. 거울을 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다.

자 들어가자. 감옥으로.

2011/03/20 07:47 2011/03/20 07:47
Posted
Filed under 일기장

사무실 회식이 있었다. 나는 중간에 빠져나와 바이올린 레슨을 받으러 갔다.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나는 움직이고 있다. 어느 새 밑그림은 그려졌다. 이제 완성을 향해 달려가야지.

2011/03/18 00:00 2011/03/18 00:00
Posted
Filed under 일기장

입대한 지 1년이 됐다. 자축할 마음은 들지 않는군.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평일 근무 오프는 오랜만인 것 같다. 점심은 밖에서 먹고, 마티니 잔을 사기 위해서 롯데마트에 들렀으나 구할 수 없었다. 방에 돌아와서는 술병 사진들 좀 찍다가 쓰러져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이미 8시가 넘었다. 그래도 바이올린 연습은 1시간 하고 왔다. 점점 ORI의 압박에 거세지고 있는데, 내일 야근 하지 않으면 레슨은 가야하니까.

내일이면 목요일. 어째 이번 한 주는 빨리 가는 것 같지만, 나는 금요일도 근무고 일요일도 근무다. 일요일은 아빠 생일이고, 동생의 출국 날이기도 해서 토요일에는 무리를 해서라도 집에 돌아가서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을 예정.

2011/03/16 23:50 2011/03/16 23:50
Posted
Filed under 일기장

아빠와 동생은 스쿠터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 아침에 엄마가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인터넷으로 열심히 버스 시간표를 확인 해 보더니, 전화를 끊고는 “남원으로 가서 아빠랑 만나 저녁 먹기로 했어.”란다. 같이 내려갈 생각이 없냐고 물었지만, 주말까지 지방에서 보낼 생각은 없다. 게다가 남원은 이미 여행으로 두 차례나 간 적이 있다. 광한루니 만인의총이니 하는 관광지를 새삼 둘러볼 생각은 전혀 없었다. 결국 나는 엄마를 버스 터미널까지 태워주는 역할만 수행하기로 했다.

따사로운 토요일 오후. 혹시 시내가 나들이 나온 행객들의 차들로 막힐까봐 조금 멀리 돌아가기는 하지만 일부러 고속도로를 탔다. 시원하게 뚫린 길을 달리는데, 기름 게이지가 바닥을 치고 있었다. 버스 출발 10분 전에 간신히 엄마를 터미널 앞에 내려줄 수 있었다. 버스 표는 미리 예매를 했다니까 시간은 충분하겠지. 나는 그대로 차를 빼서 차들로 붐비는 터미널 인근 비좁은 도로를 누비며 아슬아슬하게 내비게이션을 조작했다. 광화문 교보문고를 검색하고 ‘안내’ 버튼을 누르는데 뒤에서 “빵”하고 경적 소리가 울렸다. 역시 멀티태스킹은 어렵다. 내비게이션은 서울 도심으로 향하는 경로를 설정하고 안내를 시작했다.

토요일 오후에 서울 도심으로 차를 끌고 갈 생각을 하다니, 내가 잠시 미쳤던 게 틀림없다.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부터 꽉 막혀 있었다. 결국 프로코피에프의 피아노 협주곡 1번, 2번, 3번을 다 듣고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 재생될 무렵에야 간신히 광화문 교보문고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었다. 잠시 동선을 망설였지만, 우선 지하철을 타고 명동으로 갔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대한음악사. 이곳에서 악보를 하나 골랐다. 차이코프스키의 왈츠 스케르초.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풍의 소품이다. 내 수준에는 어림도 없는 곡이지만, 동경하는 곡은 악보를 구입하여 높은 이상으로 가슴에 품어두는 것도 좋다. 오래 연습을 쉬었던 3도 화음 스케일 연습을 슬슬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명동에서 악보를 산 뒤, 천천히 산책하는 기분으로 회현동 남대문 시장을 찾았다. 오늘의 목적지는 남대문 지하상가, 일명 ‘도깨비 시장’으로 불리는 수입품 전문 매장이다. 이름은 몇 번 들은 적이 있지만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골목에 숨어있다시피 한 입구로 들어서니, 정말 두 사람 지나다니기에도 비좁은 통로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고, 천막 같은 것을 둘러 겨우 구획을 나눈 네댓 평 남짓의 비좁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이곳이 ‘도깨비 시장’이라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오늘 볼 일은 주류 매장에서 칵테일의 주재료가 되는 새로운 술들을 몇 병 구입하는 것이었다. 아빠의 주문으로 마티니의 재료인 진과 베르무트를 비롯하여 다섯 병의 술을 골랐더니 가격이 딱 10만원이었다. 가격은 저렴했지만, 다섯 병 술의 무게는 상당해서 들고 옮기는 게 일이었다. 상점 주인은 명함 한 장을 내어주며 다음부터는 이 정도 양이면 택배로 주문해도 좋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형형색색의 술병들을 직접 보고 만지고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새로운 수입업체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듯한 그랑 마니에를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다가 결국 아쉬움을 품은 채 뒤돌아서는 것도 이렇게 직접 발품 파는 쇼핑의 재미 아닐까. 술 가득 담긴 검은 봉지를 한 손에 든 채 회현동의 골목 시장을 누비다가 시장통의 칼국수 집에 들어가서 다대기를 푼 얼큰한 칼국수 한 그릇으로 저녁도 해결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역시 교보문고. 술과 악보를 차에 실어놓고 느긋한 마음으로 산책하듯 서점 이곳저곳을 누볐다. 늘 제목은 새롭지만 내용은 비슷해 보이는 책들이 진열되어있는 베스트셀러 코너도 둘러보고, 일본 서적 코너에서 문고판 책도 뒤적여 봤다. 결국 음악이론 책과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을 골라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두 시간 무료 주차를 받았지만, 주차료로 1만 1천원이나 지불해야 했다. 서울 시내에서 4시간이나 주차한 대가치고는 비싸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주차장을 빠져나오니 이미 날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오는 길에 듣다 만 프로코피에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다시 재생시켰다. 안단티노 악장의 신비한 듯 구슬픈 바이올린 선율이 흐르기 시작했다. 뒷좌석에 묵직하게 자리한 술병들이 이따금 서로 부딪혀 내는 딸깍 소리가 흐뭇하게 느껴졌다.

텅 빈 집안의 1층을 독차지하고, 소파 위에 드러누워 TV로 새로운 영화 VOD를 검색해봤다. 요절한 비운의 천재 음악가 앙드레 마티유의 생애를 다룬 영화 ‘앙드레 마티유’가 올라와 있기에 망설일 것 없이 재생을 눌렀다. 음악은 황홀했지만, 영화 자체는 지루했다. 어디쯤부터 잠들었는지 기억이 없다. 눈을 뜨니 한낮이었다. 커튼 사이로 봄 햇살이 들이치고 있었다. 거실 테이블 위에 꺼내놓은 술병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초록빛 베르무트, 투명한 진, 연한 갈색의 아프리콧 브랜디……. 그 색색의 빛깔에 홀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못한 채 멍하니 술병들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2011/03/14 23:29 2011/03/14 23:29
Posted
Filed under 일기장

목요일. 훈련 끝났다. 우려했던 회식은 없었다. 바이올린 레슨을 받았고, 부대에 돌아와서도 한 시간 정도 더 연습을 했다. 3월 말쯤 당일치기 통역을 해줄 수 없냐는 의뢰가 들어왔으나, 훈련기간과 겹쳐서 무산될 것 같다.


2011/03/10 23:30 2011/03/10 23:30
Posted
Filed under 일기장

6시 퇴근했다. 방에서 좀 쉬다가 나가서 이발도 하고 저녁도 먹고 장도 좀 봤다. 부대로 돌아와서는 바이올린 연습을 했다. 사무실에서는 눈 뜬 시체나 다름없지만, 퇴근 후에는 짧은 시간에도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지.

내일은 레슨을 받는 날이지만, 훈련 종료 기념으로 회식을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젠장.

2011/03/09 23:59 2011/03/09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