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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낮보다 가치가 있다. 직장인들에게는 공통되는 얘긴가. 퇴근 후 바이올린 연습 가기 전 자투리 시간에 찍은 사진. 하늘이 조금만 더 밝았으면 좋았을 것을. 삼각대를 가지고 가긴 했지만, 육교의 난간이 높아서 삼각대를 사용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난간에 카메라를 밀착시키고 호흡을 멈춘 상태에서 찍었다. 30mm 단렌즈에서 조리개 값을 11로 두고, 노출은 2.5초. 아무리 숨을 멈췄지만 흔들림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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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사진은 같은 장소에서 10.5mm 어안 렌즈로 직은 사진이다. 확실히 찍힌 범위가 엄청나다! 하지만 그만큼 왜곡도 심하다. 색온도를 낮게 설정해서 위 사진과 비교하면 훨씬 차가운 느낌이 든다. 이것도 단렌즈라서 빛 갈라짐이 환상적으로 나오지만, 30mm와 비교할 때 그 모양이 다르다. 이 사진은 같은 조건에서 장노출(10초)로 찍었다. 10초 숨 참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흔들리는 건 어쩔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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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은, 위 사진들을 찍으러 올라간 육교. 이건 삼각대를 사용해서 찍었기 때문에 25초의 긴 노출에도 흔들림이 없었고, 덕분에 제법 밝은 하늘을 얻을 수 있었다.

2011/10/26 01:11 2011/10/2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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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말 계룡산 출사를 앞두고, 감각을 익힐 겸 집 주변을 산책하며 가을 풍경을 좀 찍어봤다. 3시간 동안 돌아다니며 제법 많은 컷을 찍었는데, 이렇게 건질 게 없다니. 공부와 경험의 부족이다.

렌즈 바꾸면서 찍기는 너무 귀찮아서, 그냥 30mm 단렌즈 하나 마운트 해서 들고 나갔다. 크롭 바디에서는 초점거리 30mm가 약 50mm로 길어지는데, 초점거리 50mm에서의 화각을 ‘표준화각’이라고 부른다. 이유는 이때의 화각이 한쪽 눈 감고 바라볼 때의 시야와 비슷하기 때문이라는데……. 아무리 표준화각이라지만 역시 단렌즈 하나 가지고는 구도를 설정하는 데에 문제가 많다. 이동하면서 많은 컷을 찍으려면 차라리 번들 렌즈가 낫겠다 싶다. 한 레벨 높은 표준 줌렌즈는, 내년쯤에나 영입해야지.


고미

웃으th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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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3 02:03 2011/10/23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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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붕대

복싱 붕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바이올린 연습(레슨)과 운동을 빠짐없이 했으니, 성공적인 한 주였다고 할 수 있을까. 베토벤 소나타는 진도를 좀 더 나갔다. 예전에야 새로 곡 시작하면 배우지 않은 부분까지도 막 켜보고 그랬지만, 지금은 진도 나간 부분의 절반 연습하기도 벅차다.

체육관은 이번 주 들어서 갑자기 사람이 확 줄어서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대학가 시험기간이라서 그렇단다. 체육관 바로 근처가 충남대학교다. 아마 운동하는 사람들 중에 충남대학교 학생이 많은가보다.

아무튼 한산한 체육관에서, 나는 여전히 땀을 흘리고 있다. 샌드백 치는 게 별거 아닌 듯 보였는데, 의외로 체력 소모가 엄청나다. 때리는 것보다 맞는 게 덜 힘들 거 같단 생각도 든다.

평일 평균 수면 시간이 4시간 정도다. 늘 일찍 자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실행으로 옮기진 못 한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생활하다간 쓰러질지도…….



2011/10/21 01:44 2011/10/21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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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관저동

야경, 실루엣 촬영.

2011/10/20 00:41 2011/10/20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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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가 [빛 갈라짐] 스킬을 시전하였습니다.

2011/10/19 02:09 2011/10/19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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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습실. 위치는 유성구 노은동. 씨네위라는 영화관이 있는 건물 6층. 좁은 복도를 통과하면 응접실 같은 공간이 있고, 거기에 방이 두 개 딸려있다. 그 중 작은 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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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러브를 샀다. 착용만으로 전투력 +2의 느낌. 그러나 민첩성 -2. 하긴 나한테 더 마이너스 될 민첩성따위도 없지만. 그리고 드디어 샌드백 앞에 섰다! 지금까지 배운 동작들로 샌드백을 쳐보라는 말에 망설임 없이 팔을 쭉 내뻗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샌드백에 파, 팔이 닿지를 않아……. 사람 패는 일도 쉽지는 않겠구나.

2011/10/19 02:03 2011/10/19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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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곧 할로윈이군. 사진은 오늘 업어 온 시그마 30mm 1.4f 렌즈로 찍은 테스트 샷. 이른바 ‘삼식이’라 불리는 이 렌즈를 중고 직거래로 구입해왔다.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퇴근하고 바이올린이나 복싱, 둘 중에 한 가지만 하는 것도 힘든 일인데, 이 두 가지를 다하려니 이거 보통 지치는 게 아니네.

레슨 선생님 연습실이 드디어 오픈해서, 레슨 및 연습 장소를 옮겼다. 대여료는 월 5만이었는데, 냉/난방비 감안해서 1만원 추가된 6만원으로 최종 합의. 그래도 전보다 2만원 저렴해졌다(복싱 회비 2만원 오른 것을 상쇄했다). 연습실은 좀 좁은 편이지만(물론 혼자서 연습하기에는 넓지만), 새로 인테리어를 해서 아주 깨끗하고 잘 꾸며져 있다. 다만 아직 페인트 냄새가 완전히 빠지지 않았다. 방은 일단 방음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것 같긴 한데, 정말 밖에서 잘 안 들리는지는 모르겠다. 7층 건물의 6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7층은 영화관이다. 연습하는 곡은 여전히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거듭 말하지만 이렇게 밝고 화사하고 부드럽고 톤이 아름다운 곡은, 나한테 안 어울린다.

한편 복싱장에서는 내일부터 샌드백을 치게 될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다른 말로, 글러브를 사야하니 돈을 내라! 이거도 돈, 저거도 돈. 다 돈이구나. 그래도 꾸준히 운동을 하니까 좋다.

2011/10/18 01:34 2011/10/1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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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후 하늘이 푸르기에, 나도 파란 하늘이나 한 번 찍어보자 싶어서 마당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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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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늠름한 고미와 아미.



나도 사진 공부나 좀 해봐야겠다.
2011/10/17 01:07 2011/10/17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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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죽었다. 다들 그의 죽음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하다. 그가 죽기 하루 전, 애플은 뭇 사람들의 기대를 배신하고 아이폰 5 대신 아이폰 4S를 공개했다. 만일 스티브 잡스의 죽음이 먼저이고, 그 뒤를 이어 혁신의 화신과도 같았던 잡스의 유지를 담은 것처럼 획기적인 아이폰 5를 내놓았더라면, IT 역사상 가장 뜨거운 드라마가 연출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애플은, 이미 4~5인치의 거대 액정에, 듀얼 코어를 탑재하고, 심지어 3G를 넘어선 4G의 기술력까지 탑재한 고성능 휴대폰이 즐비한 시장에, 기술적 차별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제품을 ‘신제품’이라며 내놓고 말았다. 사람들은 애플의 혁신이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고 떠들었고, 이 섣부른 진단에 대해 차분히 되짚어 볼 여유도 없이 마치 이를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스티브 잡스는 죽고 말았다.

앞으로의 시장 상황은 어떻게 전개가 될까? 나는 경영학을 전공했고, 경제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지만, 이런 분야에 대해서 도통 아는 게 없다. 어설프게 아는 척 하고 싶지도 않다. 나는 그저 한 명의 소비자로서, 내가 새로운 휴대폰을 구매해야 될 시기에 이르렀을 때에 가능한 현명한 소비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할 뿐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스티브 잡스에게는, 그가 세계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를 시장에 내놓았을 때부터 어떤 지향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잡스는 항상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그리고 단지 하드웨어의 성능을 읊은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그 제품으로 인해 초래될 세상의 변화에 대해 역설했다. 그런 점에서 잡스는 철학자이고, 그의 인생은 문학적이다.

나는 작년 7월에 삼성의 갤럭시 S를 구입했다. 구입한 지 6개월 만에 최신 휴대폰으로 교체 해 주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기회가 된다면, 나는 기꺼이 이 ‘낡은’ 기기를 보다 성능이 뛰어는 ‘새’ 기기로 교체할 것이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수많은 스마트폰의 구성은 아이폰과 거의 다를 게 없고, 오히려 성능이 더 뛰어난 것들도 많다. 하지만 혹자는 그 수많은 ‘기계’들과 아이폰을 구별 짓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 무언가가 존재한다면, 그것이 스티브 잡스의 죽음과 함께 영원히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본다.

2011/10/07 00:08 2011/10/0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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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3주 연속 통역 임무를 마치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다. 놀러 다닌 것도 아니건만 오랜만에 돌아온 사무실에서는 눈치가 보이고, 접수해야 할 문서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국방일보에는 또 내 사진이 실렸다. 정작 내 이름은 언급도 안 되지만, 사진만 보면 주인공이다.

지난 1년, 한국과 일본 양국의 공군 간 교류의 현장에는 항상 내가 있었다. 물론 내가 아니었어도 누군가는 대신해서 일을 했겠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안건의 발표가, 연회에서의 환영사가, 친선과 우의를 다지자는 결의가 모두 내 입을 통해 전달됐다. 물론 나의 이런 역할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나는 아마도 단기 위관 장교로서는 부대 동정 사진에 가장 많이 얼굴을 내비치는 사람일 거다. 하지만 사진 아래에는 내 이름이 적히는 법이 없다. 대부분 사진의 정 중앙에 떡하니 서있지만, 사진을 보는 사람들은 내가 어느 부대의 누구인지 알 길도 없다. 국방일보 기사에, 각종 교류회의의 결과보고서에, 나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지만, 그 기사와 회의록 안에 삽입된 인용구들은 대부분 내 입에서 흘러나온 말들이다. 내가 이해하고 해석하고 때로는 의미가 잘 전달되도록 가다듬은 문장들 말이다.

끊어질듯 팽팽하게 당겨진 긴장의 끈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하는 심정으로 통역에 임하던 1년 전에 비하면, 이제는 졸면서도 통역할 수 있겠다 싶을 만큼 배짱도, 요령도 생겼지만, 여전히 통역 임무가 신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얼마나 많은 부담이 되는지는 통역 임무가 끝난 뒤에 밀려오는 피로로 짐작할 수 있다. 3주간의 통역을 끝낸 지금, 나는 한 달 동안 잠만 잘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 통역은 시간이 긴 만큼 이동한 거리도 길었고, 방문한 지역도 많았으며, 무엇보다 평생 기억에 남을만한 에피소드들도 여럿 있었다. 군인은 언제 피를 흘려야 할까? 전장에서 척의 총탄에 맞았을 때? 아니다. 술에 만취해서 제 몸도 못 가누면서 기어이 2차로 유흥주점에 기어들어가 토하려고 화장실 찾다가 문에 머리를 들이받았을 때이다. 1년이나 2년, 또는 먼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과 술잔에 코를 박고 마시는 ‘물레방아 주’ 사이에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기막힌 꼴도 보지만, 실제 초음속으로 하늘을 가르는 비행기가 제작되고 있는 현장을 견학하고, 한국의 육, 해, 공 삼군이 보유한 모든 공중 전력이 총 출동하여 공중 퍼레이드를 펼치는 장관을 구경하기도 했다. 마음으로부터 감탄하게 되는 훌륭한 인물도 만나게 되고, 반면교사도 본다.

물론 통역을 할 때에는, 내가 제법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생기고, 군 생활 중 가장 빛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일상에서 벗어나 특수한 상황 속에서 생활하다보면 다시금 생활의 안정을 바라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상으로 복귀하면 그 따분한 책상 앞에서 금세 일탈을 꿈꾸게 된다. 인간의 마음이란.

통역이 남긴 후유증의 하나는 체중의 급격한 증가다. 거의 움직임이 없는(이것도 힘들다) 상태에서, 힘겨운 정신노동. 저녁에는 호화스러운 만찬을 함께하고, 때로는 술도 마신다. 무엇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음식 섭취량에 대한 절제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주말에 집에서 쉴 때에는 과자와 음료를 끼고, 환자처럼 누워서 생활했다.

오늘 체육관에서 문자가 왔다. 재등록일이란다. 9월에 등록하고 첫 주 5일 운동하러 나간 뒤 차 엔진 폭발과 연이은 통역 업무 때문에 한 번도 운동을 나가지 못 했다. 바이올린도 사정은 마찬가지. 9월 달에는 연습실 대여료만 지불해놓고 거의 연습실을 찾지 못 했다.

이제 일상으로 복귀한다. 오늘, 머리도 깎고 모처럼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책도 읽었다. 그리고 밤에는 거의 한 달 만에 체육관을 찾았다. 그 사이 월 회비가 2만원 올라서 10만원이 되어 있었다. 줄넘기와 잽 연습을 십 여 라운드 하니, 다리는 후들거리고 온 몸이 땀으로 범벅된다. 살을 빼고 말고를 떠나서 이렇게 땀을 흘리는 자체가 기분 좋다. 방으로 돌아와서는 지난 주말에 새로 구입한 카메라로 술병 사진을 찍어본다. 썩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아직 어떻게 찍으면 좋을지 방법을 모르겠다. 하지만 조만간 술 관련 포스팅은 재개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이런 소소한 일들이, 평범한 일상의 즐거움이다.

2011/10/06 01:14 2011/10/06 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