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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2일차. 그리고 바로 야근 돌입. 신임 소위는 근무 배속을 받으면 약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직무 훈련을 받는다. 이걸 OJT(On the Job Training)라고 하는데, 매일 밤늦게까지 일정이 짜여 있다. 그나마 야간 교육은 시간 외 근무로 인정이 돼서 수당을 받으니 다행이지만.

오전, 오후에는 OJT와 별도로 인사처에서 주관하는 신임 장교 부대 생활 적응 교육이 있었다. 교육이래 봤자 오전에는 병들과 함께 간략히 부대 소개 듣고 이후 남는 시간에는 선배님과 잡담. 오후에는 감찰실에 내려가 매우 압축적인 안전교육을 받았다. 내가 새겨들어야 했던 부분은 부대 내 차량 운행 수칙이었는데, 비행단 안에서는 일단 시속 40km가 정격 속도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사회에서라면 깔끔히 무시했을 ‘일단 정지’ 사인을 반드시 지켜야한다는 것. 또 대낮에도 전조등을 켜고 다녀야 한다. 이런 규정 무시했다가는 헌병에게든 감찰관에게든 걸려 자칫 군기교육대로 끌려가는 수가 있다.

장교 식당은 매우 훌륭하다. 시설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밥이 맛있다. 그렇다고 매끼를 여기서 해결하고 싶지는 않지만, 적어도 OJT 기간 동안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 가까운 장교 식당에서 해결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어서 식비는 나중에 월급에서 공제되는데, 하루 식비가 7,000원 가량이니 한 달 기준으로 식비도 상당할 듯하다. 교육 끝나고 여유가 좀 생기면 도시락 싸는 것도 고려 해 봐야겠다.

감찰실 안전 교육이 끝난 후 사무실로 복귀하여 보안규정 공부에 돌입. 정보장교로서 비밀취급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보안규정 숙지도 평가를 봐서 8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오픈 북 테스트이지만 25문제 기준 45분의 제한시간이 있어서 생각보다 고득점이 어렵다. 더군다나 정보 장교이니만큼 90점을 넘기라는 선임의 압박이 있어서……. 그러나 필살의 꼼수를 사용 해 결국은 96점으로 마무리. 오늘 야근은 보안규정 평가로 때웠다. 시험 하나 보고 일당 2만원 번 셈.

그러나 내일 또 인사처 주관으로 하루 종일 보안 교육을 받는다.

덧. 전입 이틀 차에 벌써 한 가지 실수 저질렀다. 표적담당 장교(내 선임) 찾아온 조종사를 ‘작지부(작전지휘부)’가 아닌 ‘지작과(지상작전상황실)’로 안내해버린 것. 군대 줄임말은 정말…….

덧2. 사무실은 정말 찜통. 오죽하면 **님이 **처로 피서를 가실까. 그런데 사무실에 에어컨이 설치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 과연?

2010/07/28 00:01 2010/07/28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