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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원에서 통역 한 건 해결하고 서울로 퇴근. 오늘은 추석 이후 있을 통역 업무 건에 대한 사전 협의를 위해 대방동의 공군 전우회관으로 출근한다. 오후 두 시까지 가기로 약속 해 놔서, 10시쯤 느지막이 일어났다. 통역 일 한다고 사무실 일 빼주는 거 아니기 때문에, 주초에는 야근에 선임 집들이에 바쁠 건 다 바빠 놓고 새벽에는 또 일어로 된 브리핑 자료 수정하고 스크립트 다시 짜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어제는 모처럼 일찍 잠들어 늘어지게 잤으니, 오늘 저녁 중요한 연주회에서 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연주회 끝나면 또 부지런히 충주로 내려가야지. 주초에 바빠서 바이올린 레슨을 못 받아, 토요일 오전에 레슨을 받기로 했다.

추석 주에 근무가 이틀이나 껴 있어서, 서울 오가기가 아주 피곤하게 됐다. 월요일 근무를 서고 화요일에 올라와 수요일 추석 새고 다시 내려가서 목요일에 근무를 서고, 금요일 날 다시 올라와 토요일 하루 쉬고 나면 일요일부터 통역이다.

2010/09/16 11:23 2010/09/1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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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 반, 근무 오프. 관사로 돌아와 한 잠 늘어지게 잤다. 소파에 불편하게 몸을 구긴 채 그나마 2~3시간 정도 선잠 밖에는 못 이룬 나는 푹신푹신한 침대에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다. 두 시간 후 나를 깨운 건 알람 소리가 아니라 허기였다. 훈련소에서부터 하루 세 끼 챙겨먹는 것이 습관화되어, 한 끼라도 거르면 심한 공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집 안에는 먹을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

에어컨 기사에게 전화해서 언제 올 건지 물었다. 내일 부대 안에 에어컨 설치할 일이 더 있어서, 그때 같이 해 주겠단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 부는 이 시기에 에어컨 설치하는 사람이 이 좁은(?) 부대 안에 나 말고도 또 있었단 말인가. 아무튼 이번에는 내일 저녁 5시 반으로 확실히 시간을 못 밖아 두었다.

저녁 무렵, 바이올린과 교본 따위를 챙겨들고 외출을 했다. 중간에 옷 좀 사고 저녁 식사도 했다. 학원에는 약속 시간인 7시 정각에 도착했다.

무슨 입시 학원 분위기다. ‘오늘은 리스트 50번만 치자’라니……. 초중등 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애들이 리스트의 ‘난쟁이의 춤’이나 베버의 ‘화려한 론도’를 치고 있다.

레슨은 7시 반부터 8시 반까지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레슨 받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상당히 긴장했다. 일단은 기본기 체크 차원에서 G major 스케일부터 시작해서 곡까지 군데군데 선생이 지시하는 곳을 연주 해봤다. 기본 평은,

“소리 잘 낸다. 남자라서 그런지 힘도 있다. 그리고 음정도 맞는 음과 틀린 음 구분할 줄 안다. 그런데 곡을 연주하기에는 ‘기본 테크닉’이 너무 부실하다.”

정도. 이 음치가 바이올린 경력 햇수로 5년에 음정 맞고 틀린 거 구분 할 수 있게 됐으면, 나로선 된 거다. 기본 테크닉? 이제부터 갖춰나가면 되겠지.

1. 잡는 음?

스케일을 연습하든 곡을 연주하든, 한 음을 연주하고 다음 음을 소리 낼 때는 소리가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음 한 음 연주할 때마다 손가락을 2~3cm씩 띄워서는 ‘절대’ 안 되고, 항상 다음 음을 소리 낼 때까지 이전 음을 확실히 잡고 끌어주어야 한다. 이건 확실히 피아노 연주의 기본이기도 했지. 바이올린 레슨 받으면서도 종종 지적 받았던 것 같은데 기억이 희미하다. 이 기본 핑거링만 잘 되도 음정 틀릴 걱정은 훨씬 줄어들고 소리에는 자신감이 깃든다.

2. 활 쓰기

활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활 쓰기. 활의 밑 부분과 윗 부분을 얼마나 버리지 않고 잘 활용할 수 있느냐가 최종적으로는 연주의 질을 결정한다. 온활을 잘 쓰기 위해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배분.’ 연습 할 때 항상 활의 배분에 신경 쓸 것. 빠른 활, 느린 활 구분하며 속도에 따라 활을 얼마만큼 쓸 것인가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3. 비브라토는 기초부터!

필름통 활용한 암 비브라토 연습부터 시작하자.

뭐 오늘 레슨의 주요 사항은 이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선생은 상당히 꼼꼼히 본다. 물론 여태까지의 경험 상 첫 레슨에서 꼼꼼하게 보지 않은 선생은 없었지만, 옆에서 다른 학생들 지도하는 모습을 봐도 꽤 까다롭다. 나로서는 이렇게 지적 많이 해 주는 선생일수록 감사하지.

아무튼 이제 시작했다. 다음 주 목요일에는 출장 때문에 레슨을 받을 수 없어서 일단 월요일로 일정을 당겨 놨다. 그러나 야근이라도 하게 되면 레슨은 날아가는 거다. 자신의 생활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상당히 짜증나는 일이다.

그래도 레슨을 시작한 것만으로 기분이 좋다. 적어도 10년은 관두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한 바이올린. 어느 덧 시작한 지 5년이 흘렀다. 그 5년 동안, 이 악기와 씨름하는 일은 나의 삶을 얼마나 다채롭게 만들었던가. 대학 시절의 추억이라 부를만한 기억들 치고 바이올린에 빚지지 않은 것은 거의 없을 정도다. 군 생활 3년 동안에도 바이올린이 생활의 활력이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2010/09/09 22:12 2010/09/0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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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많았지만, 이따금 구름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깨끗했다. 노을로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는 저녁, 남한강변을 시원하게 달려 좁고 구불구불한 충주 시내의 도로로 들어서자, 퇴근 차량들로 정체를 빚고 있었다. 제 속도로 달렸다면 15분이면 도착했을 텐데, 30분이나 걸려버렸다. 초등학교가 보였다. 그 앞으로 초등학생들 상대로 하는 분식집이며 치킨집, 미술학원 따위가 늘어서 있었다. 그 중 ‘예당 음악 교실’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곳도 있었다.

공터가 눈에 띄어 차를 대어 놓고, 학원 문을 두드렸다. 선생 한 사람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에게 바이올린 레슨을 해 주고 있었다. 전화로만 몇 차례 통화한 바이올린 선생임에 분명했다.

“그럼 레슨 받으시겠어요?

몇 가지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 나눈 후, 선생은 최종적으로 그렇게 물었다. 내게는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확인할 것이 남아있었다. 평소 저녁 때 이 학원에서 바이올린 연습을 할 수 있는가였다.

“그건 어렵습니다.”

이유란 것이, 선생의 어린 조카와 친구들이 저녁때면 이 학원에서 과외를 받는단다. 무슨 고도의 음악적 훈련도 아니고, 고작 누구나 바라보고 사는 별 볼일 없는 것들에 목메며 사는 인생을 위한 ‘과외’ 따위 때문에 음악학원이 음악 배우는 학생에게 연습할 공간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게 웃겼다. 이런 게 이 사회에서는 너무 쉽게 납득될 사정이라는 것에는 차라리 짜증스러웠고.

그러나 어쩌겠는가. 일단은 레슨을 받기로 했다. 주 1회 1시간, 타임 당 4만원이다. 가장 최근에 받던 레슨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선생의 성격은 상당히 꼼꼼한 듯싶다. 당장 이번 주 목요일 저녁부터 레슨을 시작하기로 했다.

부대로 돌아왔다. 차 뒷좌석에는 바이올린 케이스와 각종 교본 및 악보를 넣은 가방이 실려 있었다. 나는 그대로 관사로 돌아가지 않고, 부대 내의 스포츠 센터로 갔다. 2층 헬스클럽 창문으로 런닝머신 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1층 로비를 통과 해 2층으로 올라갔다. 헬스클럽에는 눈길로 주지 않고, 맞은 편 강당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강당 안을 살폈다. 꽤 널찍한 강당이다. 책상과 의자가 수십 개 있다. 스탠드 형 에어컨도 코너마다 배치되어 있다. 정면에는 작은 스테이지도 있고, 반음 내지 무려 1도 가까이 음이 내려간, 고물 피아노도 한 대 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다시 1층 로비로 내려가, 데스크의 병사에게 말을 걸었다. 우선 헬스클럽 한 달 등록했다. 한 달 회비가 겨우 만 원이다. 이래서야 등록해 놓고 이용 안 한다고 해도 그다지 아까울 게 없을 정도다. 등록부에 이름을 올리고 카드로 결재했다. 그리고 넌지시 물었다. “헬스클럽 맞은편 강당 말인데, 거기 좀 써도 되나?” 병사가 대답한다. “예약하면 쓰실 수 있습니다.” “아니, 예약 말고. 저녁 때 아무도 안 쓸 때. 자습실 같은 걸로 좀 쓸 수 있을까?” “저녁 때, 아무도 안 쓸 때라면, 괜찮지 싶습니다…….”

낮에야 이따금 부대 장병들 교육 목적으로 쓰이는 곳이지만, 저녁 때 누가 쓸 일이 있을까. 차에서 바이올린과 가방을 꺼내 2층 강당으로 갔다. 보면대가 없다. 낡은 피아노 위에 악보를 어정쩡하게 걸쳐 놓고, 바이올린을 꺼내 튜닝을 했다. 먹먹한 소리가 난다. 이 녀석도 제 소리를 찾으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거다. 흐리말리를 펴놓고 스케일 연습을 했다. 가장 기본적인 C 장조 스케일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서드 포지션 잡는 것도 고역이다. 잠깐 악기를 내려놓고 깊은 한 숨을 쉬었다. 이내 악기를 다시 들고, 묵묵히 연습을 시작한다.

그렇게 약 두 시간 정도 연습을 했다. 이 정도 연습은 오랜만이라 피로가 느껴졌다. 연습의 성과라고 하면 손가락 근육이 약간 풀어진 정도. 반년 전 이미 도달했던 위치에 가기에도,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연습 중간에 누가 문을 열고 들어오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설마 누가 쫓아내기야 하겠냐마는.

일본 오사카 대학 오케스트라 시절, 현부터 목관, 금관, 타악이 다 들어차서 시끌벅적 연습하던 학관이, 가장 마음 편안한 연습 장소였다. 저녁 8시면 일찍도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 유일한 흠이긴 했지만, 누구나 악기 연습에만 몰두하고 있는 그 공간에서 나는 주위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고, 그러면서도 내 자신의 연습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유포니아에 지원하고 첫 번째 오디션에서 떨어졌다. 오디션 볼 때 유포니아 단원이었던 사람에게 이렇게 물었던 기억이 있다. “혹시 오디션 떨어지더라도, 여기 대강당 복도에 와서 연습해도 되나요?” 그때 들었던 대답이 “해도 될 걸요. 근데 자기가 쪽팔릴 수 있으니까.”였던가. 때로는 쪽팔림을 무릅쓰지 않으면 안 될 때도 있다.

다행히 신촌 인근에서 학원을 찾았고, 너무 붐비지 않는 낮이나 늦은 저녁 때는 학원에서 마음껏 연습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나는 매일 강의가 끝나면 학원에 가서 2시간 정도씩 연습을 했다. 오사카 대학의 학관만큼 열정이 넘치는 곳은 아니었지만, 방 하나 차지하고 차분히 연습할 수 있었다. 각 방에는 원장 선생님의 배려로 온풍기와 에어컨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그렇게 학원을 오가며 연습한 기간이 약 1년 정도 된다.

두 번째로 유포니아 문을 두드렸을 때, 대강당 옆 복도라는 그 열악한 연습 장소를 이용하기 위해 ‘쪽팔림’을 무릅쓰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그곳은 여름이면 너무 덥고 모기가 들끓었고, 겨울이면 손가락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이 추웠다. 그러나 나는 많은 나날 그곳에서 11시까지 연습하며 순찰 도는 경비 아저씨와 함께 하루를 마감하고는 했다. 그곳은 오케스트라의 ‘공식적’ 연습실을 표방하는 곳이었지만, 그리 많은 단원들이 늘 그곳을 애용하지는 않았다. 향상 음악회나 정기 연주회를 앞둔 시점이 아니면 대체로 한산했고, 특히 밤늦게까지 연습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많은 날 밤을, 나는 홀로 연습하며 보냈다.

대학 강의실에서 보던 것과 흡사한 책상과 의자들. 굳게 닫힌 철문, 창문을 덮은 커튼, 낣은 피아노. 소리가 텅텅 울리는 이 황량한 공간. 어쩌면 여기가 앞으로 3년 간 나의 연습 장소가 될지도 모른다. 또 다시 고독한, 아주 고독한 연습이 시작될 것이다.

2010/09/07 22:57 2010/09/07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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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시간의 감금 아닌 감금. 그리고 월요일 오프. 점심은 나가서 먹어야겠다.

공군 전우회 쪽에서 전화가 왔다. 26일 통역 건으로 사전 협의할 게 있으니 그 전에 하루 서울로 출장을 와달라는 것. 15일 수원 통역 건에 붙여서 16일로 일단 일정을 잡아 문서를 보내달라고 해 뒀다. 일어 관련 일은 내가 하고 싶어 하던 업무이니 어떤 형태로든 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잦은 파견에, 사무실 눈치가 보이는 게 사실이다. 또 통역 경험이라고는 전무한 상태에서 중요한 자리로 불려가게 생겼으니 심적 부담도 생긴다. 나를 뽑은 건 공군본부이지만, 그렇다고 그쪽이 내게 쉴드를 쳐줄 건 아니잖아.

마티즈는 이번에 대대적인 수리를 받기로 했다. 또 도로 위에서 멈췄다간, 지금까지처럼 운 좋게 별 큰 사고 없이 지나갈 수 있을 거란 보장도 없고. 충주에는 아빠 차를 가지고 내려왔다. 내려 올 때 뒷좌석에 바이올린 싣고 왔다. 화요일, 바이올린 레슨 상담을 받기로 했다. 지난 주 목요일 예정이었지만 회식 때문에 미룰 수밖에 없었다. 잘 풀리면 이번 주부터 레슨을 받게 되겠지.

하늘이 우중충하다. 에어컨 설치 해 달라고 전화 걸기에는 더 없이 이상한 날이로군.

2010/09/06 12:34 2010/09/0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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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라고? 야근이 없다고?

남아도는 시간에 대체 뭘 해야 하는 거지?!

청주에서 복귀했다. 아웃 브리핑하는데, 정보 장교 막내가 열심히 했다고 Air Boss가 코인을 하사했다. 솔직히 일한 시간보다 꾸벅꾸벅 졸아버린 시간이 더 많은데, 이건 좀 송구스럽군.

그리고 돌아왔는데, 야근 안 한대. 대신 축구를 했다. 둘 중에 고르라면 차라리 야……. 기훈단 체력은 완전히 사라졌다.

저녁에는 시간이 남아 인터넷 뒤져가며 음악학원 여러 군데 전화를 돌려봤는데, 바이올린 가르치는 곳이 없다. 또 전화를 받지 않는 학원들도 꽤 여럿이다. 이 정도 저녁 시간에 레슨을 하지 않는다면 나에겐 의미가 없지. 출장 레슨 다니는 선생님 번호는 받았지만, 연습 장소가 없어서는 어차피 꽝이다. 피아노 학원이라도 등록해서 연습실을 확보 해 놓고, 주말에 집에서 레슨을 받는 방법도 고려 해 봐야겠다. 지방사는 불편함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오늘 부대 복귀하는 길에 음악학원 찾아보려고 시내 쪽으로 돌아 들어왔는데, 정말 여기, 아무 것도 없다(참고로 ‘충주 바이올린’으로 검색해서 뜨는 유일한 바이올린 교습소는, 내비게이션 찍어서 찾아가니 웬 아파트 앞으로 인도되었다. 설마 아파트에서 레슨? 그나마 전화도 받지 않아서 포기).

바이올린 다시 시작하고 싶다. 정말.

2010/09/01 19:42 2010/09/0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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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훈련 일정을 연장시켰다. 그러나 너무 많은 비는 훈련 일정을 단축시켜버렸다. 원래는 내일까지 임무 수행 후 모레 아웃 브리핑과 함께 훈련이 종료 될 예정이었지만, 태풍의 상륙 소식이 전해지며 더 지체되다가는 조종사들이 꼼짝없이 이곳에 갇힐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따라 내일 서둘러 훈련 종료를 선언하고 해산하기로 했다. 이것으로 공대지 1일차, 2일차 임무는 모두 취소되었다. 그래도 나는 오늘 매스 브리핑에서 정보 브리핑을 실시했다. 조종사들의 타임 핵 시간에 멈추지 않고 계속 떠들어댔던 것만 빼면(비록 치명적이긴 했지만) 무난한 브리핑이었다.

함께 훈련 받은 선배 장교들(정보2, 통제1)과 밖에서 닭갈비로 저녁 식사를 하고(이번에는 내가 돈을 낼 차례였지만 2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지원을 받았다), 밤에는 숙소 휴게실에서 간단히 맥주 두세 잔. 지금까지 비교적 관리 잘 해왔는데, 살찌겠다.

충주로 복귀하면 약어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하나도 외우지 않았는데. 1시간에 영어 단어 80개 외워 시험 봐 100점 맞던 시절의 두뇌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 과연 오늘 밤 안에 A4 3페이지 분량의 군사 약어를 다 외울 수 있을지. 물론 영어 어학장교들이 보기에는 우습겠지만. 후후.

내일 충주로 돌아가면, 사무실 들어가기 전에 잠깐 바이올린 교실을 방문 해 볼까 한다. 여유가 있을 경우의 얘기긴 하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 같다. 미루다가는 내가 갑갑해서 이런 생활을 절단내버리지 않고는 못 견디게 될 것 같다.

2010/08/31 22:59 2010/08/31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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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로 돌아왔다. 마티즈는 수리했지만, ‘시동이 걸린다’는 점만 빼면 상태는 전보다 더 악화되었다. 마치 사이드 브레이크를 걸고 주행하는 듯한 느낌. 고속도로 진입시나 차선 변경시에 살 떨리는 공포를 느낀다. 뒤에서 받힐까봐. 주말에 다시 한 번 손을 봐야겠다.

며칠 전 나는,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 곳에서 스마트 폰을 이용하여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방법을 장황하게 설명하며 자못 21세기 첨단 IT 혜택을 누리는 현대인임을 자부했었다. 그런데 오늘, 이런 나를 한순간에 원시인으로 만들어버린 놀라운 기능을 발견했는데, 바로 ‘모바일 인터넷 공유’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스마트 폰은 무선 신호를 송수신 하는 모뎀이 되어버린다. 즉 노트북 옆에 휴대전화를 놓아두기만 해도 컴퓨터로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워드로 글을 쓰고, 메모장으로 옮기고, 블루투스로 전송하고, 불러오고, 복사하고, 접속하고, 붙여 넣고 하는 일련의 번거로운 과정들이 모두 불필요하다. 그저 무선 인터넷 신호가 잡히는 여느 장소에서처럼 인터넷에 접속해 자유롭게 웹 서핑을 즐기면 된다. 이쯤에선 이미 현대 기술에 대해 약간의 두려움마저 느끼게 된다.

물론 이 경우, 접속하는 사이트마다 모바일용 페이지가 아닌 PC용 페이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잠깐의 웹 서핑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데이터 패킷을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내 경우 데이터 제한 초기화는 이틀 남았고, 무료로 사용 가능한 데이터 용량은 200메가다. 오늘 내일 웹 서핑은 문제없지. 속도도 웹 서핑 정도라면 무난한 수준이다.

난 현재 SK 올인원 45,000원 요금제를 쓰고 있는데 무료 데이터 용량은 월 500메가다. 요금제를 55,000원짜리로 바꿀 경우, 기존에는 제한이 700메가로 겨우 200메가 더 높이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SK의 전략 변경으로, 이제는 55,000원 요금제를 쓸 경우 데이터 무제한 무료라고 한다. 조만간 요금제를 변경해야겠다.

청주에서의 생활은 전반적으로 따분하고 지겹다. 동생은 미국으로 떠났고, 엄마는 중국에서 돌아왔다.

2010/08/30 22:29 2010/08/3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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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日中遊んだ。そう、遊んだ。派遣はやはり?なもんだ。退屈だけれど。明日は?へ?る。先日は事務室の先任を自宅まで送ったことがある。奇遇なことに、その方の自宅は?から車で5分くらいの距離にあったからだ。ここ、淸州にその上官の旦那が?ている。彼はパイロットだ。今回の訓練で??機を操?していろんな任務を成し遂げるはずだった。?象の?係で今まで飛行はなかったみたいだけど。とりあえず、明日は彼をつれて?ることになりそうだ。 美貌の?史という本を?んでいるが、期待よりおもしろくない。?術的に書きたかったら、もっと論点を明確にして?系的に?述するべきだった。でなければ、?史を??として?しむ俺みたいな?者を狙って、物語中心に編集し、?者の集中力を保たせるべきだった。よんでいてもいったいなにが話したいのか、脈が?めない。美を取り扱っているにもかかわらず、文章は美にかけるところか面白くもない。全?的な構成も散漫だ。これでは語り手としても不合格。 ここに?て四日も?っているが、街には出たことがない。?日意味のない夜勤の連?だ。俺のブリ?フィングは月曜日。資料はもうほとんど完成されている。?況がかわる次第いくつかの事項を追加したり?更したりすればいい。 音?が聞きたい。ろくな再生危機がないので(イア?フォンしか持ってきてない)サウンドに飢えている。週末にはまた音??でも見に行きたいが、適?な音??が見あたらない。 再?週に金曜日にはユフォニアの演奏?がある。センサンスの交響曲第三番、オルガンを演奏する。前半部の演奏は見れないかも知らないが、退勤後に走っていけば、後半の演奏は見れるかも知らない。ユフォニアの演奏を演奏者ではなく?客として感想するのは、2回目になるだろう。最初は2007年の秋、入?前のことだ。ほぼ2年間?員として活動したあと再び客となって訪ねるユフォニアはまた違う印象を俺に?えてくれるだろう。感動するとは限らない。ひょっとしたら失望するかも。しかし、ユフォニアの演奏にかぎって、100パ?セント客?的になることは不可能だろ。この??にたいする愛情は永遠に消えまい。
2010/08/26 22:54 2010/08/26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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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疲れる。이 피로의 원인을 알 수 없다. 仕事らしい仕事をやらされているわけでもない。그러니 육체적으로 피곤할 일은 없다. しかし精神は日?蝕まれてゆく。어째서일까? どんな種類の仕事であれ、何かに集中し懸命に?くという行?は、人間に活力を?える。반면 스스로 선택한 것이든 내 의사와 상관없이 주어진 것이든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하는 것이 부재할 때에, 인간은 무기력해지고 만다. 俺は長く?かず、食い遊びながら日?を送ったこともあるが、そのときは疲れを感じたり無?力になったりはしなかった。특히 생활에 참을 수 없는 무료함 같은 것은 느낄 새도 없었다. それは、いつだって俺のしたいことを見つけ、自分ですすんでやっていたからだろう。나날의 독서, 바이올린 연습, 여행 계획을 세워보거나 글을 쓰는 따위의 일은 거창할 것은 없지만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에 대해 끝없이 의문을 품는 소모적인 상념으로부터 나를 지켜주기에 충분했다. 上官から電話が?た。9월 근무일을 정하는데, 추석 때 근무 설 사람을 사다리 타기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俺の勤務日は9月の20日と23日。추석 당일이 근무가 아닌 것은 다행이라 할만하다. それに木曜日の勤務者は、金曜日の午前中にオフし、長い週末を?しめるから、なおいいと思う。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은 일정이다. 今年のお盆にも自分の手でカルビチンがようい出?そうだ。 명백히 운동 부족이다. 夜勤の疲れで?重はむしろ減っているけど、これはどう考えても健康な?重減量の方法とは思われない。무엇보다 이 무거운 피로감의 원인은 운동 부족에도 있을 것이다. 存分に走って、すっきりした?態で?持良く眠りたい。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헬스장이라도 찾아가봐야 할 것 같다.
2010/08/25 22:26 2010/08/2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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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派遣二日目。さっそく夜勤が始まった。夜勤と言っても自習。また自習だ。大抵の場合、派遣とはみんなに結構喜ばしいこととうけいれらているらしい。派遣されたら上官に叱られることもなく、客扱いされるから仕事も適?にしていいと思うらしい。特に元?所?されている部署の雰??が??であれば、派遣はストレスから逃れるいいチャンスになる。俺の場合、情報?校のみながうらやんでる和???な(?)雰??の事務室にいたからよくわからないけれど。 一日中雨が降ったりやんだりした。午前の飛行はキャンセルされ、そのせいで訓練が一日延長された。つまり終了日が?週の水曜日から木曜日に?えた。もし明日も雨で飛行がキャンセルされると、訓練が?週の金曜日まで延びる可能性もある。9月にも、また10月にも派遣が予定されている俺としては、事務室からこんなに離れている期間が延びてしまうことがあまりうれしくないけど。 ?育を受ける以外には別にすることもなく、退屈な一日だった。明日からは本格的に任務が?えられると言うが、どうだろう。まわりのみんなもやる???にはとうてい見えないしな。?日9時まで夜勤しては、外に出ることも出?そうじゃない。近くの情報?育隊の?官を訪ね??でもしようかと思ったが、こんなでは無理だろう。 ?回食堂で食費を?って食事をとっているが、ここは食事代は19飛行?より高いくせに、料理の質は劣れる。また赴任して1ヶ月しか?ってないが、もうなじんでしまったようだ。ほかの地方での生活はやはり不便。 週末に予定去れていた情報處のSR(いわば、?結のための大?みたいなもの)は、キャンセルされたそうだ。週末にはうちに?れる。妹の出?を見送ることが出?るだろう、まあ朝早起きすればの話だが。
2010/08/24 22:28 2010/08/24 22:28